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은 것 같아 리뷰를 남겨볼까 한다.
책의 이름은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후지마루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 등장인물의 섬세한 설정과 꼼꼼한 스토리 짜임새가 좋아서 주로 즐겨읽는 편이다.

도서관의 신간도서에 있던 이 책은 표지가 “너의 이름은”애니메이션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읽어보니 내용은 무거웠고 다른 의미의 삶을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주인공 사쿠라라는 고등학생이 사신으로서 일을 하며 만나게되는 사자들과의 이야기가 4파트로 나뉘어져 이야기는 이어간다.

만나게되는 사자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서로 다 연결되어 있어 뒤로 넘어갈수록 반전과 반전의 연속이다.

정말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장까지 기어코 넘기고 나서야 이 작가에 대해 궁금해졌다.
아직 국내에 소개된 책이라고는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뿐이라고 한다. 다른 책들도 번역되어 출간된다면 반드시 읽어보고 싶다.

과하지 않은 설정과 주인공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 그 속에 숨은 의미를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게 너무 세련되고 좋다.

(스포주의)
이름이 유. 작은 소녀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머니가 아이를 학대하다 못해 살해하기 이르는데, 살해한 어머니라도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미련이 남아 사자가 된 유. 학대받은 아이일수록 부모의 사랑에 더 집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는 죽어서도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이를 풀어나가고, 풀어나가는 과정속에 비밀이 드러나는 구절이라 꽤 오래 여운이 남았다.

또한, 사신으로서의 임무를 마치게되면 희망을 한 가지 들어주게된다. 이 글을 다 읽고 느낀 것이지만, 보통은 소망을 들어준다고 하는데 여기선 희망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단 한 번의 기회를 자신의 식대로 멋있게 쓴다. 과연 나라면 그랬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한다.

인간의 사후는 알 수 없다. 그러기에 미스테리하고, 궁금해진다. 정말 책 내용처럼 추가시간을 받은 사자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추가시간을 받아 사자가 되어 생전에 못 이룬 미련을 이루려하기보다는 생전에 미련없이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듯하다. (추가 시간은 사자가 돌아가면 다 사라지고 없는 일처럼 되돌아오니까)
또 다른 의미로 주인공이 인생을 비참하고 무의미하게 보냈던 과거와 달리 사신의 임무를 끝나고(비록 기억엔 없지만) 의미있는 삶을 위해 밝아지는 모습이 상상된다.

재밌는 소재로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 스토리가 좋았던 책 한 권,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작가 이름을 기억해두고 꼭 다음 책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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